김자수(金自粹) 는 려말선초(麗末鮮初)의 문신(文臣)으로 초명(初名)은 자수(子粹), 자(字)는 순중(純仲), 호(號)는 상촌(桑村)이다. 검교태자태사(檢校太子太師)를 염임(歷任)한 김인관(金仁琯)의 후손(後孫)으로, 고조(高祖)는 예빈성승(禮賓省丞)을 역임(歷任)한 김종성(金宗誠)이며, 증조(曾祖)는 합문지후(閤門祗候)를 역임(歷任)한 김예(金裔)이며, 조부(祖父)는 삼사부사(三司副使)를 지낸 김영백(金英伯)이며, 아버지는 통례문부사 지제고(通禮門副使 知制誥)를 지낸 김오(金珸)이며, 어머니는 도첨의찬성사(都僉議贊成事)를 거쳐 판삼사사(判三司事)를 역임(歷任)한 복주부원군(福州府院君) 정평공(靜平公) 손홍량(孫洪亮)의 딸 일직손씨(一直孫氏)이며, 부인(夫人)은 안동권씨(安東權氏)로 낭장(郎將) 권수(權隨)의 딸이다.

1374년(공민왕 23년) 문과(文科)에 급제(及第)하여 덕녕부주부(德寧府注簿)에 제수(除授)되었다. 우왕초(禑王初)에 정언(正言)이 되었는데, 왜구(倭寇) 토벌의 공으로 포상(褒賞)받은 경상도도순문사(慶尙道都巡問使) 조민수(曺敏修)의 사은편지(謝恩便紙)에 대하여 회교(回敎)하는 교서(敎書)를 지으라는 왕명(王命)을 받았으나, 그가 전날 김해(金海), 대구(大邱)에서 있었던 왜구(倭寇)와의 전투(戰鬪)에서 비겁하게 도망하여 많은 사졸(士卒)을 죽게 한 사실(事實)을 들어 거절(拒絶)한 죄로 전라도 돌산(突山)에 유배(流配)되었다. 뒤에 전교부령(典校部令)을 거쳐 판사재시사(判司宰寺事)가 되었다.

공양왕(恭讓王) 때에 이르러 대사성(大司成), 세자좌보덕(世子左輔德)이 되었다. 이때에 왕대비(王大妃)에 대하여 효성(孝誠)을 다할 것, 왕세자(王世子)의 봉숭례(封崇禮)를 서두르지 말 것, 사전(祀典)에 기재(記載)된 바를 제외하고는 일체의 음사(淫祀)는 금지(禁止)하고 모든 무당(巫堂)의 궁중(宮中) 출입(出入)을 엄단(嚴斷)할 것, 천변(天邊)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숭불(崇佛)로 인한 것이니 연복사탑(演福寺塔)의 중수공사(重修工事)를 중지(中止)할 것, 언관(言官)의 신분(身分)을 보장(保障)할 것 등의 상소(上疏)를 올렸다.

1392년(고려 공양왕 4년/조선 태조 원년)에 판전교시사(判典校寺事)가 되어 좌상시(左常侍)에 전보(轉補)되고 충청도관찰사(忠淸道觀察使), 형조판서(刑曹判書)에 이르렀다. 고려말 정세(情勢)가 어지러워지자 일체(一體)의 관직(官職)을 버리고 고향(故鄕)인 안동(安東)에 은거(隱居)하였다. 조선(朝鮮)이 개국(開國)된 뒤 태종(太宗)이 형조판서(刑曹判書)로 불렀으나 나가지 않고, 지손(子孫)에게 결코 묘갈(墓碣)을 만들지 말라는 유언(遺言)을 남기고 자결(自決)하였다. 이숭인(李崇仁), 정몽주(鄭夢周) 등과 친분이 두터웠으며, 문장이 뛰어나 그의 시문(詩文)이 『동문선(東文選)』에 실려 있다.

1987년 2월 12일 경기도 기념물 제98호로 지정(指定)된 금자수선생묘(金自粹先生墓)는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 산120-1번지에 위치해 있다. 묘소 아래에는 장방형(長方形) 비좌(碑座)위에 오석(烏石)의 비신(碑身)을 세우고 팔작지붕 형태(形態)의 옥개석(屋蓋石)을 갖춘 신도비(神道碑)가 건립(建立)되어 있다. 1880년(고종 17년)에 건립(建立)된 신도비(神道碑)에는 『고려국충청도도관찰사상촌김선생경주김공신도비명(高麗國忠淸道都觀察使桑村金先生慶州金公神道碑銘)』 이라는 전액(篆額)이 새겨져 있다.

신도비(神道碑)는 땅에 묻혀 있던 것을 1926년(일제강점기)에 후손(後孫)들이 발굴(發掘)하였으나, 비문(碑文)이 닳아 없어져 1880년(고종 17년)에 새로 세웠다. 비문(碑文)은 대제학(大提學)과 이조판서(吏曹判書)를 역임(歷任)한 문혜공(文惠公) 호주(湖洲) 채유후(蔡裕後)가 지었고, 고종조(高宗朝)에 이조판서(吏曹判書)를 역임(歷任)한 석촌(石村) 윤용구(尹用求)가 글씨를 썼고, 17대손으로 좌참찬(左參贊)과 경연관(經筵官)을 역임(歷任)한 문제(文濟)가 전(篆)을 하였다. 신도비(神道碑)의 크기는 비신(碑身)높이 227cm, 너비 94cm, 두께 39cm의 규모(規模)이다.

1654년(효종 5년)에 건립(建立)된 원래(元來)의 신도비(神道碑)의 비분(碑文)은 대제학(大提學)과 이조판서(吏曹判書)를 역임(歷任)한 문혜공(文惠公) 호주(湖洲) 채유후(蔡裕後)가 지었고, 8대손으로 충청도관찰사(忠淸道觀察使)를 역임(歷任)한 문정공(文貞公) 학주(鶴洲) 김홍욱(金弘郁)이 글씨를 썼고, 대사헌(大司憲)을 역임(歷任)한 동강(東江) 여이징(呂爾徵)이 전(篆)을 했다. 지금은 비문(碑文)이 마멸(磨滅)되고 파손되어 새로운 신도비(神道碑) 앞에 누워있다. 신도비(神道碑) 아래에는 사면(四面)지붕에 단청(丹靑)을 한 비각(碑閣) 안에는 대석(臺石)위에 오석(烏石)의 비신(碑身)을 세우고 옥개석(屋蓋石)을 갖춘 순절비(殉節碑)가 건립(建立)되어 있다.

1963년 4월에 건립(建立)된 순절비(殉節碑) 전면(前面)에는 『고려충신상촌김선생자수순절비(高麗忠臣桑村金先生自粹殉節碑)』 라고 기록(記錄)되어 있다. 16대손 상진(商眞)이 찬(撰)하고, 전면(前面)의 글씨는 19대손 익환(翊煥)이 쓰고, 음기(陰記)는 20대손 윤집(允執)이 썼고, 유사(有司)는 18대손 동기(東起)가 썼다. 상촌(桑村) 김자수(金自粹)가 경기도 광주 추령(현 오포읍 신현리)에 이르러 다음과 같은 절명시(絶命詩)를 남기고 음독자결(飮毒自決)하였다.

平生忠孝意 (평생충효의) / 내 평생에 바친 충효의 뜻을
今日有誰知 (금일유수지) / 오늘 뉘 있어 알리요
一死吾休恨 (일사오휴한) / 내 한번 죽음 한하지는 않나니
九原應有知 (구원응유지) / 저승의 구원에는 알아줄 이 있으리라.

상촌(桑村) 김자수(金自粹)의 자결 소식을 들은 후학(後學) 방촌 황희(黃喜)는 평소에 존경하던 상촌(桑村)의 만사(輓詞)를 지어 스승의 순절(殉節)을 조상(弔喪)하였다.

有忠有孝難 (유충유효난) / 충이 있으면서 효가 있기는 어렵고
有孝有忠難 (유효유충난) / 효가 있으면서 충이 있기도 어려운데
二者旣云得 (이자기운득) / 이 두 가지를 이미 다 얻었건만
況又殺身難 (황우살신난) / 하물며 살신성인의 어려움까지 얻으셨네.

묘소(墓所)에는 배위(配位) 안동권씨(安東權氏)와 전후묘(前後墓)로 조성되어 있다. 앞쪽이 배위(配位) 안동권씨(安東權氏)의 봉분(封墳)이고 뒤쪽이 상촌(桑村) 김자수(金自粹)의 봉분(封墳)이다. 각각의 봉분(封墳)에는 용미(龍尾)를 갖추었다. 봉분(封墳) 앞에는 혼유석(魂遊石), 상석(床石), 향로석(香爐石), 장대석(長臺石), 차일석(遮日石) 등이 배치(配置)되어 있고, 좌우(左右)에는 동자석(童子石), 望柱石, 石羊, 文人石 等이 각각 한 쌍씩 건립(建立)되어 있고, 중앙에는 화창(火窓)이 4개인 장명등(長明燈)이 건립(建立)되어 있다. 묘역(墓域) 뒤에는 외아들로 평양소윤(平壤少尹)을 역임(歷任)한 김근(金根)의 부인(夫人)으로 병조참판(兵曹參判)을 역임(歷任)한 이순(李淳)의 딸 우봉이씨(牛峰李氏)의 묘가 위치해 있다.